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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신경

실신(기절)의 원인 및 감별 해야 할 질환들

by 이알닥터 2023.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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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실신(기절, 졸도, syncope)은 뇌혈류의 갑작스러운 감소로 인한 일시적인 의식 소실을 의미합니다. 또한 환자의 의식 소실이 동반되지는 않지만 같은 기전으로 인하여 환자 자신이 의식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증상을 실신전(presyncope) 이라고 합니다. 환자들은 실신 또는 실신전 증상을 매우 다양하게 표현하는데 대체로 일시적인 핑 도는 느낌, 어지러움, 의식 소실, 기억 상실, 쓰러짐, 기절, 졸도 등이 있었다고 표현합니다.

실신한 사람의 모습

<실신의 분류>

다양한 기전에 의해 실신이 발생할 수 있으며 크게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반사 실신(reflex syncope) - 60%

  • 혈관미주신경성실신(vasovagal syncope)
  • 경동맥실신(carotid sinus syncope)
  • 상황실신(situational syncope) - 배뇨, 배변, 기침, 운동, 악기 연주 등

2. 심장성 실신(cardiogenic syncope) - 25%

  • 부정맥 : 심실빈맥( VT), 심실세동(VF), 상심실성빈맥(PSVT), 동기능 부전 증후군(sick sinus syndrome), 방실 차단 2-3도(AV block), 심박조율기(pacemaker) 부전
  • 순환장애 : 좌심실 혈류 부전(대동맥 판막 협착(AS),  승모판 협착(MS), 비대성 심근병증(H-CMP), 대동맥 박리), 폐순환 부전(폐동맥 판막 협착(PS), 폐색전증, 심방 점액종(myxoma)
  • 심박동의 장애 : 심근경색(MI), 심장압전(cardiac tamponade)

3.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 10%

  • 혈류량 저하(빈혈, 탈수 등) : 교감신경계가 반응하지 못함
  • 약물 유발 기립성 저혈압
  • 자율신경계 이상 : 다계통 위축(multiple systemic atrophy, MSA), 자율신경병증(autonomic neuropathy)

4. 신경계 질환 - 5%

  • 간질 발작 : 엄밀하게 실신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으나, 실신과 유사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 해석에 주의를 요함 - 무긴장 발작(atonic seizure) 등
  • 일과성 대뇌 허혈(transient ischemic attack, TIA) : 척추뇌저동맥 혈류부전(vertebrobasilar insufficiency, VBI), subclavian steal syndrome, 경동맥 협착 혹은 폐쇄로 인한 양측 대뇌 반구 허혈
  • 뇌압 상승 : 지주하 출혈(SAH), 뇌실질내 종괴(뇌종양, 뇌농양 등)

5. 정신과적 원인 - 1% 이하

  • 과호흡 증후군(공황 장애 및 불안 장애와 연관)
  • 전환 장애 : 실신은 아니나 실신과 유사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

<임상적 접근>

  • 가능하면 실신을 직접 목격한 보호자에게 병력을 청취하고 증상 발생 전후의 상황을 파악합니다.
  •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서면서 나타난 실신 증상은 기립성 저혈압을 시사합니다.
  • 증상 발생 전에 두근거림이 있었거나 전구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부정맥 가능성이 있습니다.
  • 어지럼증이나 띵한 느낌, 식은땀, 창백한 얼굴,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 등은 반사실신(미주신경성실신 등)의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 고개를 한쪽으로 돌릴 때, 환자가 목이 조이는 옷을 입고 있을 경우 발생한 실신은 경동맥실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기침, 배뇨, 배변 등의 중간 혹은 직후에 발생한 실신은 정맥 환류의 기계적 장애로 발생한 것으로 상황성 실신에 해당합니다.
  • 현훈, 복시, 구음 장애, 감각 장애, 사지 위약 등이 실신과 동반하여 발생한 경우 척추뇌저동맥 혈류부전(VBI)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증상을 유발할 만한 원인(피로, 수면부족, 추위에 노출, 음주, 감정적 변화 등)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실신 이후 회복되었을 때 심한 두통이 있으면 지주막하 출혈(SAH)을 생각해야 합니다.
  • 지속적인 의식 저하 및 착란 증상은 실신보다는 간질 발작 혹은 지주막하 출혈 가능성을 생각합니다.
  • 전신성 강직-간대성 운동(온몸이 굳으면서 떨리는), 요실금, 변실금 등의 동반은 간질발작을 시사힙니다. 하지만 실신에서도 요실금, 변실금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신 후에도 가벼운 떨림이나 움찔거림 등의 증상은 흔히 나타납니다.
  • 감염, 설사, 위궤양, 흉통, 심계항진, 신경 질환 등 실신을 유발할 수 있는 병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 실신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두부 외상의 병력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검사>

  • 활력징후 - 혈압, 체온 등과 함께 기립 혈압도 확인합니다.
  • 몸에 외상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요실금이나 혈변(위장관 출혈 증상)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 신경학적 검사를 면밀히 진행합니다.
  • 혈액 검사, 혈당 체크, 심전도 촬영을 기본적으로 시행합니다. 두부 CT촬영도 웬만하면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병력 및 검진 소견에서 신경학적 이상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으면 두부 MRI 촬영을 진행하고 뇌파검사, 뇌혈관 조영 CT or MRI를 고려합니다. 
  • 심장성 실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심장 초음파 검사 및 홀터 검사, 기립 경사 테이블검사, 심장 부하검사, 심혈관 조영술 등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 및 홀터 검사는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신 원인의 감별>

1. 미주신경성 실신

  • 가장 많은 실신의 원인으로 강한 감정적 자극이나 통증 자극을 받을 경우, 오래 서있는 상황 등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보통 전구 증상(어지럼증, 창백, 식은땀 등)이 동반됩니다.
  • 서맥(느린 맥박)이 실신 이후 발생할 수 있으며 빨리 회복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 기립경사도검사(tilt test)가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기립경사도검사에서 양성을 보이는 경우 베타차단제 먹는 약(하루 한번 복용)을 쓰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SSRI계열 항우울제인 파록세틴(paroxetine)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목동맥팽대(carotid sinus) 실신

  • 노인에서 발생하며 목동맥팽대에 위치한 압력수용체의 과민에 의해 발생합니다.
  • 목부위의 물리적 외압(목을 조이는 옷을 입고 고개를 돌리는 등)이 과다한 미주신경 반응을 유발하고 혈압을 떨어뜨립니다.
  • 목 칼라가 넉넉한 옷을 입게 하고 한쪽을 쳐다볼 때 목만 돌리지 말고 몸 전체를 돌리도록 합니다.

3. 지주막하 출혈(SAH)

  • 의식 소실이 갑자기 나타나게 되며 심한 두통 및 경부 강직이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4. 간질 발작

  • 전신 강직-간대성 발작은 항상 의식 소실을 동반하고 목격되지 않았을 경우 실신과 혼동될 수 있습니다(특히 무긴장성 발작). 
  • 무긴장성 발작은 보통 어린 나이의 뇌전증 환자에서 다른 발작과 동반하여 나타나며 뇌파 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5. 일과성 뇌허혈 발작(TIA)

  •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증상 발생 전후로 신경학적 증상(복시, 현훈, 얼굴 감각 이상, 편마비 등)이 동반될 경우 진단을 고려합니다.
  • Subclavian(쇄골하동맥) steal syndrome은 근위부 쇄골하동맥이 어떤 이유에 의해서 막힘으로써 같은 쪽의 척추 동맥으로 부터 혈류를 공급받게 되고 이로 인해 후순환 혈류의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하여 실신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6. 전환 장애(conversion disorder)

  •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있는 데서 혈압이나 맥박의 변화가 없는 과장된 의식 소실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 환자는 증상 발생 당시의 상황을 일부 혹은 전부 기억하며 이를 드러내 표현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 모든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없고 정신과적 병력이 있는 경우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다만 정신과 약물 중에 실제 실신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합니다. 

7. 과호흡 증후군(hyperventilation)

  • 과호흡으로 인한 저탄산증이 뇌혈관을 축소시켜 뇌혈류를 감소시키며 이로 인해 실신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 저탄산증과 관련된 알칼리증으로 손발 강직이나 손발 경련, 저린 증상 등이 실신 전후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과호흡은 흔히 불안 장애나 공황 장애로 인하여 나타날 수 있습니다.

 

 

Reference)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2013), 신경과 매뉴얼, 13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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