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야구를 즐겨 보는 편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응원팀 경기 결과는 꼭 확인하는데요(응원팀이 항상 희망고문을 줘서 힘들긴 합니다), 야구 관련 뉴스를 훑어보다가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 선수가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어 잔여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기사를 발견하였습니다. 토미존 수술은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가 손상되었을 때 받는 인대 재건술로 류현진 선수나 오타니 선수도 받은 적 있는 드물지 않은 수술입니다. 오늘은 KBO 최고의 투수 안우진 선수의 빠른 쾌유를 빌면서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손상 및 토미존 수술에 대해 간략하게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해부학
상기 이미지는 팔꿈치 관절의 내측 측부인대입니다. 팔꿈치 안쪽(손바닥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를 기준으로 새끼손가락 쪽이 내측입니다)이므로 오른쪽 팔꿈치입니다. 내측 측부인대는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전방속(anterior bundle), 후방속(posterior bundle), 횡인대(transverse bundl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전방속은 위팔뼈 내상과(humerus medial epicondyle)의 전하방에서 기시하여 구상 돌기(ulna coracoid process)의 기저부에 부착됩니다. 보통의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손상이라 함은 전방속 파열을 의미합니다.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를 보통 척골 측부인대(ulnar collateral ligament)라고 하는데 사실 바깥쪽에 외측 척골 측부인대(lateral ulnar collateral ligament)라는 구조물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는 내측 척골 측부인대(medial ulnar collateral ligament)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손상 기전
일반인이 부상을 입기 어려운 부위이며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반복적으로 강한 힘으로 공을 던지게 되면 팔꿈치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내측 측부인대가 점차 마모됩니다. 특히 팔꿈치 회전을 포함하는 변화구를 지속적으로 던지게 되면 그 손상이 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미식축구 선수들도 공을 많이 던지기 때문에 같은 부상을 당할 수 있습니다.
토미존 수술(Tommy John surgery)
토미존 수술은 1974년 이 수술을 처음 받은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 토미존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토미존 수술은 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힘줄을 떼내어 팔꿈치에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보통 전완에 위치한 긴손바닥근(palmaris longus)의 힘줄을 떼내어 손상된 내측 측부인대의 전방속을 제거하고 이식해 줍니다. 긴손바닥근 힘줄은 우리가 손목을 굽혔을 때 팔뚝에서 툭 튀어나오는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힘줄이며 신기하게도 흔적기관이라서 없어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이 힘줄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힘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인대와 힘줄은 다른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데 인대(ligament)는 우리 몸의 뼈와 뼈를 연결해 주는 구조물이고(ex. 십자인대), 힘줄은 우리 몸의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ex. 아킬레스건). 힘줄과 인대 중에 어떤 구조물이 더 강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아무튼 토미존 수술은 우리 몸의 팔꿈치 인대를 다른 부위의 힘줄로 교체하는 수술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수술 과정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예후
수술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간단히 끝나지만 예전처럼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보통 1년 이상의 긴 재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1974년 첫 수술이 집도된 이래에 많은 경험이 쌓이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술의 성공률이 높아졌고 수술 후에도 이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내는 선수들이 많아졌습니다(요즘에는 거의 대부분 그런 것 같습니다). 일례로 류현진 선수는 겨우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4년에 토미존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에 한화와 MLB에서 엄청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몸상태와 부상 정도, 재활 상태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으며 수술 후에 이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물론 존재합니다.
마무리
어느덧 토미존 수술은 투수들이 거쳐가는 통과의례처럼 흔하게 받는 수술이 되었습니다. 안우진 선수를 비롯하여 부상을 입은 모든 선수들이 잘 회복하여 본인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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