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 기사를 보다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열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뎅기열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모기에 물려 걸릴 수 있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적은 없으나 해외유입으로 올해만 107명이 감염됐다고 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뎅기열(dengue fever)의 증상 및 원인, 치료, 예방 수칙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뎅기열 이란?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모기 매개 감염병입니다. 원인 모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로 이들은 주로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며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하지만 뎅기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뎅기열은 사람 간 전염은 되지 않습니다.
역학 및 주요 발생 국가
뎅기열은 최근 30년 동안 유병률이 30배 이상 증가 했다고 하며 해외여행 및 교류 증가로 점차 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주로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매년 1억 명 이상이 뎅기열에 감염되며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최근 뎅기열 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이트를 방문하면 국가별 뎅기열 발생 현황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가운데쯤에 Dengue Map이라고 써져 있는 링크를 클릭하면 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증상 및 특징
- 한 번 걸려도 또 걸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감염부터는 점진적으로 증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4일에서 7일 사이의 짧은 잠복기를 가집니다.
- 잠복기 후에 갑자기 고열, 두통, 메스꺼움, 구토, 심한 근육통(이로 인해 "break bone fever"라고도 합니다) 및 발진이 며칠간 지속됩니다.
- 안면 홍조, 결막 충혈(드물게), 안구 뒤쪽 통증도 발생 가능합니다.
- 열이 내리고 나서는 창백한 형태의 발진이 몸에서 시작하여 사지와 얼굴로 퍼질 수 있습니다.
- 어린아이들은 가벼운 상기도 감염(감기) 증상만 보일 수 있습니다.
- 뎅기열은 독감이나 홍역, 풍진 등의 감염증과 혼동될 수 있습니다.
- 웨스트나일열(west nile fever)과도 혼동될 수 있으나 임파선염 여부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뎅기열에서는 임파선염이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 점상 출혈(petechial hemorrhage)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수막구균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에서 발생하는 피부 발진과 구분이 어렵습니다.
뎅기 출혈열(Dengue hemorrhagic fever)
- 뎅기열의 심한 형태로 두 번째 이상 감염된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납니다.
- 발열과 몸살로 증상이 시작되며 2~7일 후 열이 떨어지고 무기력, 피로 증상 및 쇼크가 발생합니다.
- 흉막 삼출(pleural effusion) 및 출혈 경향을 보이며 코피, 자반증(purpura), 점상출혈, 저명한 혈소판 감소증 소견 등을 보입니다.
-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되어 종종 사망 등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진단
- 뎅기열의 진단은 임상적 소견을 보고 판단합니다.
- 피검사(혈청검사, ELISA test)를 통해 확진할 수 있으나 종종 다른 종류의 flavivirus들(황열, 웨스트나일열, 지카, tick borne encephalitis 등)과 혼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일반 피검사에서는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간수치 상승 등의 소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국내에서는 확진 검사 결과를 얻는데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올해 7월부터 공항에서 동남아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료 뎅기열 신속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신속진단검사는 확진 검사가 아니므로 양성 소견이 나오면 병원을 방문하여 확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
- 합병증이 없는 뎅기열은 수액 처치 및 진통제 등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 통증 조절에는 진통소염제(NSAIDs) 보다는 타이레놀을 사용합니다(NSAIDs의 항응고 성질 때문).
- 뎅기 출혈열과 같은 합병증 발생 시에는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입원 치료합니다.
- 뎅기열을 완치시킬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 뎅기열은 보통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self limited disease)이고 전체 사망률은 1% 미만입니다.
- 뎅기 출혈열은 잘 치료받는다면 사망률은 2~5% 정도지만 치료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치사율이 50%에 이릅니다.
예방
- 현재로서는 예방접종이나 백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여행 가기 전에 위험 지역 여부를 미리 파악합니다) 모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합니다.
- 외출 시 긴 팔 옷을 입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합니다.
- 모기가 많은 풀 숲이나 산속 등은 가급적 피합니다.
- 모기는 어두운 색에 유인되므로 활동 시 밝은 색 옷을 착용합니다.
- 방충망 또는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숙소에서 생활합니다.
- 뎅기열에 재감염이 되는 경우 중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뎅기열에 한 번 걸렸던 사람은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무리
전 세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감염병도 점차 세계화되고 있습니다. 뎅기열은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으로서 종종 사망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은 많은 분들이 여행을 가는 곳인데요, 나는 아니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은 하지 마시고 모기에 물리지 않게 만반의 준비를 하시는 것이 모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한번 뎅기열에 걸렸던 분이라면 위험 지역에 여행 가는 것을 재고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저라면 안 갈 것 같습니다).
Reference) Tintinalli's Emergency Medicine, 9th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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