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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소화기

위치에 따른 복통의 원인들

by 이알닥터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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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체감상 응급실 내원 환자의 20% 이상은 복통 환자인 것 같습니다.

 

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복통의 위치에 따라 그 원인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응급의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위치에 따른 복통의 원인들입니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도 하지만 그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서 확실히 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급성충수염(acute appendicitis)은 아래 그림에서 diffuse pain(복부 전반적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RUQ(오른쪽 위)의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형적인 경우는 RLQ(오른쪽 아래) 통증입니다.

 

신경해부학적인 요인에 따라 복부통증은 내장성 통증(visceral pain), 벽성 통증(parietal pain), 연관통(referred pain)으로 나뉘기 때문이며('신경의 영향 때문이다'라고 쉽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충수는 오른쪽 아래에 있지만 급성충수염 초기에는 내장성 통증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배가 전체적으로 아프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많은 경우에는 복통의 원인은 해부학적 위치와 일치하기 때문에 복통의 위치를 아는 것은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복통의 위치에 따른 원인 및 그 빈도, 질환의 위험도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위치에 따른 복통의 원인들
reference : Tintinalli 9th edeition

 

 

위치에 따른 복통의 원인들을 빈도 순으로 정리하였고 위험도가 높은 질환은 빨간색으로, 중간 정도의 위험도는 주황색, 위험도가 낮은 경우 녹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전체적 통증>

1. 장염

단연 응급실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복통의 원인입니다. 보통 상한 음식을 먹거나 회, 굴 등을 먹고 구토, 설사를 동반하여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 및 소장에 전반적인 염증을 동반하며 해부학적으로 대장, 소장은 복부 전반에 걸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배가 전체적으로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잦은 구토로 상복부 통증도 동반됩니다. 보통 수액 및 증상을 경감시키는 주사를 맞고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 입원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장폐색

장이 기계적으로 막히거나 마비성으로 장의 운동이 중지되어 장의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개복 수술 후에 장이 유착되는 경우가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보통 고령의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3. 복막염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복강 전체에 염증이 퍼진 상태입니다. 장의 어딘가에 구멍이 나서(위궤양 등으로) 복강의 내용물이 복강에 퍼져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수술을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 초기 충수염, 당뇨병성 케톤산증, 장간막 허혈, 대동맥 질환 등

 

<상복부 통증(가운데)>

1. 급성 위염(위경련, 급체 포함)

아마 응급실에서 장염 다음으로 많은 복통의 원인일 것입니다. 급성 위염은 위에 염증이 생겨 급작스러운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입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우리가 흔히 위경련이라 부르는 경련성 통증 및 급체도 급성 위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나 음주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위는 상복부에 위치해서 명치 쪽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정가운데 보다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왼쪽 상복부 통증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장염

장염도 명치 쪽 통증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3. 담낭염/담도염/담석증

보통 오른쪽 상복부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으나 명치 쪽 통증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급성 위염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동네병원에서 위염, 위궤양으로 오래 약을 드시던 분이 응급실에서 CT를 통해 담석증 진단을 받고 수술하시는 경우가 간간히 있습니다.

4. 위궤양/십이지장 궤양

위나 십이지장 점막이 위산에 의해 손상된 상태입니다. 내시경을 통해 진단되며 평소 질환을 갖고 있던 분들이 위산 분비가 자극되는 상태(자극적 음식, 스트레스 등)가 있으면 급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급성 위염과 마찬가지로 보통 명치 쪽 통증이 많고 위궤양의 경우 왼쪽, 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오른쪽 상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5. 급성심근경색

급성심근경색을 비롯한 심장 허혈성 질환(협심증 등)이 보통 가슴 통증을 유발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치 쪽 상복부 통증 및 답답함을 주소로 내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특히 노인분들의 경우 체했다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반드시 심장 쪽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사실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고령의 환자분들은 루틴 하게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복부 통증(오른쪽)>

1. 담낭염/담관염/담석증

담낭(쓸개)은 우리 몸의 우측 상복부에 위치하고 있으며(간 속에 숨어있습니다) 쓸개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담낭염은 담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며 보통은 담낭 안에 존재하는 돌(담석)에 의해 염증이 유발됩니다. 쓸개즙이 지나가는 길인 담관에 돌이 있으면 담관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염증 없이 담석증 그 자체로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입원하여 수술 혹은 내과적 치료를 해야 합니다.

2. 요로결석

요로결석은 요로(콩팥에서 방광까지 소변이 지나가는 길)에 결석(돌)이 생겨 통증을 유발합니다. 요로는 상복부(콩팥)에서 하복부(방광)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결석의 위치에 따라 상복부 통증, 하복부 통증, 왼쪽, 오른쪽 어디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전형적으로는 측복부 통증(옆구리 통증)이 더 흔합니다만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 및 소변에서 피가 나오는 증상 등이 있을 경우 요로결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크기 및 위치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며 크기가 작으면 자연배출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여의치 않으면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결석을 제거해야 합니다.

3. FHC syndrome(골반염증성질환의 일종)

여성분들의 경우 우상복부 통증이 있을 경우 FHC(Fitz-Hugh-Curtis) syndrome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FHC syndrome은 골반염증성질환에 의한 염증이 간 주변으로 퍼지는 상태로 우상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CT를 통해 감별해야 하며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 외 : 간 질환, 급성 충수염, 폐렴(우하엽), 십이지장 궤양, 심근경색 등

 

<상복부 통증(왼쪽)>

1. 급성 췌장염을 비롯한 췌장 질환

췌장은 우리몸의 왼쪽 상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왼쪽 상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음주와 담석증입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2. 급성위염, 위궤양

3. 요로결석

 

그 외 : 폐렴(좌하엽), 심근 경색, 비장 파열 및 팽창 등

 

<하복부 통증(오른쪽)>

1. 급성 충수염

흔히 맹장염이라 부르는 질환이며 우측 하복부에 위치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상복부 통증 및 메스꺼운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차츰 우하복부로 통증이 이동하게 됩니다. CT를 통해 진단하며 수술을 통해 치료합니다. 급성 충수염이 터지게 되면 복막염으로 인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2. 대장게실염

대장 게실은 대장벽의 일부가 탈출하여 생긴 주머니이며 생기는 원인은 명확지 않습니다. 게실에 염증이 생기면서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본인이 게실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CT를 통해 게실염을 확인하고 게실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상행대장에 게실염이 생기면 우하복부 통증을, 하행대장에 생기면 좌하복부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입원하여 치료하게 되며 심한 경우 수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산부인과 질환(난소낭종 파열, 골반염증성질환, 난소꼬임 등)

여성분들의 경우 하복부 통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 질환을 감별해야 합니다. 평소에 갖고 있던 난소 낭종이 외부 충격(외상, 성관계, 운동 등)으로 인해 파열이 되면 급성 하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낭종이 꼬이면서 허혈성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자궁 및 난관, 난소 등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를 골반염증성질환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하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자궁 외 임신, 자궁내막염, 생리통 등이 있습니다. 난소는 양측에 있으므로 오른쪽, 왼쪽 모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한가운데(배꼽 아래쪽)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장간막림프절염

장간막림프절염은 장을 보호하는 장간막에 위치한 림프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보통 소아들에게 호발 하며 우측, 좌측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하복부에 발생한 경우 급성 충수염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5. 요로결석

그 외 : 국소적 장염, 말단 회장염, 크론병, 허혈성 대장염, 탈장, 고환 염전, 복막 수염, 대동맥류 파열, 요근 농양

 

<하복부 통증(왼쪽)>

1. 변비

변비가 생각보다 심한 급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좌측 하복부 통증이 있는 경우 변비(생각보다 하루만 변을 안 봐도 장이 팽창되며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를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검사를 통해 다른 위험한 요인들을 배제해야 합니다.

2. 대장게실염

3. 산부인과 질환

4. 요로결석

 

그 외 : 국소적 장염, 허혈성 대장염, 탈장, 고환 염전, 복막 수염, 대동맥류 파열, 요근 농양

 

<기타>

대상 포진 : 피부 질환. 복부 어느 위치든지 발생 가능, 통증이 먼저 발생하고 피부 발진은 나중에 올라올 수 있어서 주의를 요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 다른 질환들이 모두 아니라고 배제된 상태에서 내릴 수 있는 만성 질환으로 위치와 관계없이 급성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복통의 빈도 및 위험에 따른 분류
복통의 빈도 및 위험도에 따른 분류

 

응급실에 내원하는 복통환자를 빈도 및 위험도에 따라 분류를 해보았습니다.

 

대략적으로 나뉜 분류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화성 궤양이 위험도가 낮은것으로 분류되었으나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위험도는 크게 올라갑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임상가들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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