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교상(개 물림, 고양이 물림, 사람 물림)의 치료 및 대처법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점점 늘면서 개 물림이나 고양이 물림과 같은 교상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응급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환자들인데요, 본 포스팅에서는 포유류 교상(개 물림, 고양이 물림, 사람 물림)의 증상 및 치료, 대처법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요

응급실에 내원하는 교상 환자들의 대부분은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에 의해 물림을 당합니다. 본인이 기르는 반려 동물인 경우가 제일 많고, 타인이 기르는 개나 고양이를 만지다가 물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동물 병원 등 동물 관련 시설 종사자들도 교상을 입는 경우가 많으며 야생 개나 고양이에게 물리는 경우도 간간히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400만 명의 물림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며 그중 80만 명은 의학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환자이며 10~20명 정도는 그 교상으로 인해 사망한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심각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좀 더 높습니다.

교상 처치의 일반적 원리

• 교상으로 인한 합병증은 물린 상처 자체로 인한 기계적 손상, 국소 세균 감염, 전신 감염병 등이 있습니다.
• 어린이나 작은 성인을 큰 동물이나 여러 마리의 동물이 공격하는 경우 혈관 손상이나 둔상, 관통상과 같은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 환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경우 외상 환자에 대한 표준 평가 및 소생 프로토콜을 사용해야 합니다.
• 큰 개로부터 얼굴과 두피에 물린 아이들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가벼워 보이는 상처임에도 두개골을 침투하여 뇌농양 및 뇌내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대부분의 교상은 연부 조직 손상을 동반하는데, 상처 관리 및 감염 관리가 치료의 핵심입니다.
• 최근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개에게 물린 후 감염률이 약 5%라고 보고된 바 있지만 천자(뚫린) 상처인 경우 감염 확률이 4배, 봉합한 상처는 감염 확률이 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꼼꼼한 진찰 및 적극적인 세척(irrigation), 죽은 조직의 제거(debridement)가 중요합니다.
• 관절 공간 및 힘줄(tendon sheath)로의 침투 가능성에 특히 주의하여 기저 조직의 손상 범위를 결정합니다.
• 얼굴, 손, 회음부 등의 상처는 섬세한 구조물들이 인접하여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 동물의 치아와 같이 상처에 이물질이 의심되는 경우 영상검사 촬영이 필요합니다.
• 일부 상처는 안전하게 일차 봉합(바로 꿰매는 것)이 가능합니다.
• 개에게 얼굴이나 두피를 물린 상처 이면서 상처가 단순하며 단층 봉합이 가능하고 죽은 조직이 없으며 관련된 골절 등의 손상이 없고 환자가 전신 면역억제 상태가 아닌 경우 일차 봉합이 가능합니다(Table 46-3).
• 미용이나 기능상의 이유로 필요한 경우 숙련된 시술자가 일차 봉합을 시행하며 5~15%의 감염 위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방적 항생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 그 외의 경우는 봉합하지 않고 저절로 아물게 놔두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서 지연 봉합(delayed closure)을 시행합니다. 얼굴 이외의 오염된 교상은 대부분은 이렇게 치료합니다.

일차 봉합이 가능한 교상

• 면역이 억제된 환자들에 있어서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대부분 Capnocytophaga canimorsus 균에 의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 상처 봉합은 국소 감염의 위험이 약간 올라가지만 환자가 면역억제 상태가 아니라면 Capnocytophaga에 의한 전신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낮습니다.
• 현재의 치료 원칙은 전신 면역억제 상태이거나 고위험 환자의 경우는 상처의 일차 봉합을 피하는 것입니다.
• 고위험 상처의 경우 세척 및 변연절제, 봉합 금지, 습윤 드레싱을 시행하고 24~48시간 후에 상처를 재평가합니다.
• 파상풍 주사를 맞습니다.

고위험 상처의 종류

• 고양이 또는 사람 물림
• 가축 물림, 원숭이 물림
• 뚫린 상처(puncture wound)
• 손/발의 상처
• 면역억제상태 및 당뇨환자의 물린 상처
• 담수 혹은 염수에서 생긴 상처
• 처음에 봤을 때 국소 감염이 의심되는 상처
• 고령 환자의 오염된 상처

개 물림과 고양이 물림(Dog and Cat Bites)

• 포유류의 침에는 미생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물린 상처는 병원성 세균에 오염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 강한 힘으로 물린 경우 기저 조직 깊숙이 세균이 침투하여 봉소염, 건초염, 세균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대부분의 개에게 물린 상처는 비교적 표면적이어서 세균의 침투에도 불구하고 약 5%만이 감염됩니다.
• 고양이는 개보다 좁고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으므로 작은 구멍 난 상처를 통해 감염원을 더 깊이 전달할 수 있습니다.
• 치료를 요하는 고양이에게 물린 상처는 최대 50%까지 감염되지만 많은 환자들이 치료 자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감염률은 알 수 없습니다.
• 고양이 교상 후 감염은 종종 Pasteurella multocida에 의해 발생하며 특히 감염이 24시간 이내 발생하는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 감염된 개 교상에서는 Pasteurella 뿐만 아니라 혐기성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감염되지 않은 상처에서도 고위험군의 경우 예방적 항생제 사용이 필요합니다.
•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염(Amoxicillin-clavulanate, 오그멘틴)은 교상에서 국소 감염의 치료 및 감염의 예방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입니다.
• 페니실린 V나 암피실린은 Pasteurella 감염에 있어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으며 고양이 교상에서 예방적 항생제의 비용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페니실린 알리지 환자에서는 고양이 교상은 doxycycline or cefuroxime(2세대), 개 교상은 clindamycin plus fluoroquinolone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Cephalexin(1세대), dicloxacillin, erythromycin or clindamycin은 개, 고양이 교상에서 단독으로 사용해서는 안되는데 이들은 Pasteurella 종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에게 물린 후 발생한 손의 감염증, 상처 배양 검사에서 Pasteurella multocida가 동정되었다. 출처: Tintinalli 9th edition

전신 감염증

Capnocytophaga

• 개나 고양이에게 물린 후 심각한 전신 감염은 드물지만 물린 후 며칠 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국소 상처 감염이 반드시 동반되는 것은 아닙니다.
• Capnocytophaga canimorsus는 개에게 물린 후 드물지만 심각한 세균성 질환을 일으키며, 특히 비장 절제나 알코올 중독 등 면역 억제 상태에 있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다발성 장기 부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치료는 적극적 소생술(aggressive resuscitation)및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합니다.
• 이 드물지만 치명적인 감염증은 모든 면역억제상태의 교상 환자에게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Cat-Scratch Disease

• 고양이 할큄병(=고양이 긁힘병, Cat-Scratch Disease, CSD, 묘소병)은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긁힌 후 7일에서 12일 후에 발생하는 국소 림프절병증 증후군(regional lymphadenopathy syndrome)입니다.
• Bartonella henselae균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통증이 있는 림프절 종괴를 유발합니다.
• 경미한 증상들(미열, 피로감, 두통, 구역, 식욕 부진 등)이 있으며 비림프절 장기의 경우 약 10% 정도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Table 46-6).
• 원인균은 림프절 조직에서 쉽게 배양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개 역학적, 임상적, 조직학적, 혈청학적 기준을 조합하여 진단합니다.
• 림프절 침범만 있는 경우 대부분 2~5개월 안에 호전되며 치료는 통증 완화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큰 림프절의 경우 통증조절을 위해 흡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절개 배액(I&D)은 지속적인 누공 및 흉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합니다.
• 항생제는 대부분 필요하지 않지만 심한 통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azithromycin을 5일간 투여하여 림프절증의 해결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 면역억제자의 경우 7~10일간 trimethoprim-sulfomethoxazole, ciprofloxacin or rifampin을 투여합니다.
• 비림프절 장기를 침범한 환자는 추가 정밀 검사 및 정맥 항생제 치료를 위해 입원해야 합니다.
• 대다수의 환자, 심지아 다장기 침범 환자도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되는 편입니다.

고양이 할큄병의 증상 및 장기 침범

사람 물림(Human Bites)

• 사람에게 물리면 다른 기르는 동물에 의해 물리는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 모든 사람에게 물린 상처는 오염된 상처로 간주합니다.
• 사람에게 물린 환자는 종종 부상 후 늦게 치료를 받으러 옵니다.
• 주먹 닫힘 손상(closed-fist injury)은 사람 간의 언쟁 끝에 주먹의 너클(knuckle=정권)로 다른 사람의 치아를 쳤을 때 생기는 손상으로 흔한 사람 물림 손상의 하나입니다.
• 다른 동물 물림 손상과 마찬가지로 사람 물림 손상 역시 얼굴을 제외하고는 일차 봉합을 하지 않습니다.
• 사람 교상에 의한 감염은 대체로 다균성(polymicrobial)이며 가장 흔하게 분리되는 균은 포도상구균과 연쇄상구균입니다.
• 다른 균으로는 그람 음성 간균인 Eikenella corrodens가 포함됩니다.
• Cephalexin은 비용 효과적이고 초기 제제로서 적절합니다.
•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염(Amoxicillin-clavulanate)은 예방적 항생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 감염이 확인될 경우 ampicillin-sulbactam, cefoxitin, or piperacillin-tazobactam 정맥 제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는 사람이 물거나 감염된 침과 접촉한 후 헤르페틱 화이트로우(herpetic white-low)라는 국소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보통 손가락 끝마디 쪽에 통증이 있는 융합된 수포(coalescence of vesicle) 형태로 나타납니다.
• 수포는 보통 3~4주 내에 해결되며 경구 아시클로버(acyclovir)를 7~10일간 사용하거나 7~14일 동안 아시클로버 연고를 사용하면 증상 기간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HSV 감염으로 인한 herpetic whitelow. painful, grouped, confluent vesicles on a erythematous edematous base on the distal finger, 출처: Tintinalli 9th edition

마무리

개와 고양이 물림은 심각한 감염증으로 이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드물게 사망 등의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즉시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세척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 등으로 상처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애초에 물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게 반려동물 산책 시 목줄이나 입마개 등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반려 동물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물림 사고를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Reference) Tintinalli's Emergency Medicine, 9th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