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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정형외과

넘어지고 나서 손목이 아파요 - 주상골 골절(증상, 치료법, 후유증)

by 이알닥터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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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넘어지면서 손을 바닥에 집은 후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오는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통증과 붓기가 심하지 않지만 엄지 손가락 아래쪽 손목 부위를 눌렀을 때 압통을 호소합니다. 손목뼈를 이루고 있는 수근골 중의 하나인 주상골 골절(scaphoid fracture) 환자입니다. xray에서도 잘 보이지 않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 질환입니다. 

<해부학>

주상골의 해부학적 구조 사진
https://www.rch.org.au/uploadedImages/Main/Content/clinicalguide/Scaphoid_image5.png

수근골(carpal bone)은 손목을 이루고 있는 여덟 개의 작은 뼈들이며 그중에서 주상골은 엄지 쪽(radial aspect)의 근위열(proximal row)에 위치하여 원위 요골, 유두골(capitate), 월상골(lunate), 대능형골(trapezium), 소능형골(trapezoid)과 관절을 이루고 있습니다. 주상골은 불규칙한 땅콩 혹은 작은 배(boat, 그리스어로 'ska-phos'는 'boat'의 의미) 모양으로, 근위부 80%가 관절연골로 덮여 있어 지연유합이나 불유합이 잘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주상골의 혈액 공급 사진
https://media.aofoundation.org/-/jssmedia/surgery/70/70_1_scaphoid_undisplaced_percutaneous_2b.png?w=620

주상골의 혈액 공급은 요골동맥의 전방 분지와 후방 분지로 부터 받습니다. 전방 분지는 원위 20~30%의 주상골에 혈액을 공급하며, 후방 분지는 약 80%의 주상골에 혈액을 공급합니다. 주상골 허리(waist, 가운데 쪽)보다 근위부(몸 쪽)에는 혈관이 들어가지 않고 혈액 공급이 역행성으로 이루어지므로 주상골 근위부의 골절은 근위 골편의 일시적 혈액 공급 차단을 야기하여 불유합(non-uninon)이나 무혈성 괴사(avascular necrosis)의 위험성이 크게 됩니다.

<골절의 기전, 원인>

주상골 골절의 기전
https://tidsskriftet.no/sites/default/files/styles/facebook/public/2013--T-12-0191-01-Ori.jpg?h=da9af585&amp;amp;amp;itok=caKA4JzZ

주상골의 골절은 대부분 팔을 뻗치고 넘어지면서 손목이 뒤로 심하게 꺾이면서(과신전) 발생합니다. 교통사고 때 운전대를 잡은 손이 뒤로 꺾이면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증상 및 신체검진>

해부학적 코담배갑 사진
https://study.com/cimages/multimages/16/snip20211216_23079330217984082475.jpg

증상은 수상부위를 심하게 아파하기도 하지만 손목이 삔 것 같은 가벼운 통증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해부학적 코담뱃갑(=Anatominal snuff box, 엄지손가락을 쭉 펼쳤을 때 손목 가쪽에 생기는 삼각형 모양의 홈)을 눌렀을 때 압통을 호소한다면 가벼운 통증만을 호소하는 환자라 할지라도 주상골 골절을 반드시 의심해야 합니다.

<진단 검사>

전위가 있는 골절은 xray 에서 발견하기 쉽지만 전위가 없는 골절은 초기 xray 사진에서 골절선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10% 이상에서 초기 xray에서 골절선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xray에서 골절이 보이지 않으나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을 통해 주상골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 CT촬영을 해서 골절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심지어 CT에서도 겨우 한 두 컷에서 골절선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CT를 통해 골절된 양상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상골 골절 단순방사선 사진
https://coreem.net/content/uploads/2016/12/Screen-Shot-2016-12-10-at-9.30.54-AM.png

CT에서도 골절이 보이지 않는 경우 MRI를 찍어볼 수 있으며 추후 무혈성 괴사 등을 확인하기 위해 MRI를 찍기도 합니다.

<치료>

골절은 그 위치에 따라 크게 원위부 골절, 허리 골절, 근위부 골절로 나뉘게 되며(포스팅 첫 번째 사진 참조) 그 치료 방법과 예후가 다릅니다. 비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는 적응증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수의 주상골 골절 환자들이 수술을 하게 됩니다.

수술적 치료 

  • 전위된 골절 : 골절부위가 xray 또는 CT에서 1mm 이상의 간격을 보일 때
  • 골절이 주상골 허리 및 근위부 골절일 때
  • 수술 방법 : 경피적 나사 고정술 혹은 관혈정 정복 및 내고정술(쉽게 말해서 나사 박는 수술을 합니다).
주상골 골절 수술 후 단순방사선검사 사진
https://www.boneclinic.com.sg/wp-content/uploads/2020/07/a00012f05.jpg

비수술적 치료

  • 비전위 골절 이면서 원위부 골절인 경우
  • 깁스 고정을 6~8주 정도 시행, 보통 단상지 엄지 부목 고정(thumb spica splint)
  • 환자의 상태에 따라 12~16주까지 길어질 수 있음
단상지 부목 고정 사진
https://elentra.healthsci.queensu.ca/assets/modules/cast-application/thumb.jpg

<합병증, 후유증>

무혈성 괴사(Avascular necrosis)

주상골 골절의 후기 합병증으로 근위부 골절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혈류가 제대로 가지 않아 뼈조직이 국소적으로 썩고 녹는다는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상골 무혈성 괴사가 발생하면 골이식 등의 치료를 해볼 수 있습니다.

불유합(Non-union)

보존적 치료 후 불유합(뼈가 붙지 않는 것)은 약 10% 정도에서 발생하며 불안정성 골절과 근위부 골절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대부분 부목 고정을 하지 않았거나 단기간만 부목 고정을 한 경우 처럼 초기 치료가 적절치 못하여 발생하지만, 장기간 부목 고정을 하거나 경피적 내고정술을 시행하여 적절한 치료를 한 후에도 골흡수가 진행하면서 불유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보존적 치료를 할 때 xray 검사를 1~2주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시행하여 골유합  진행 유무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하고 또한 12주가 경과해도 골유합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며, 16주가 지나도 골유합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골유합의 가능성은 적습니다.

부정유합(Malunion)

뼈가 붙었지만 불안정성 변형이 유발되면서 골유합이 된 상태
 
무혈성 괴사 및 불유합, 부정유합 등의 합병증은 결과적으로 운동기능 장애 및 관절염의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주상골의 경우 작은 뼈이지만 손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뼈이고 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목을 짚고 넘어진 후 손목 운동에 부담을 느끼면서 손목 쪽에 가벼운 통증을 지속적으로 느낄 경우나 그 통증의 기간이 오래되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Reference)
대한골절학회(2018), 골절학 2판, 범문에듀케이션, 277-295
김지형(2016), 일차진료의를 위한 정형외과, 대한의학, 108-110
Tintinalli's Emergency medicine 9th edition, 1802-1803
네이버,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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